신선여자고등학교 로고이미지

학부모마당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사랑의 달 5월에
작성자 허남술 등록일 15.05.04 조회수 651

효도와 사랑에 대하여

 

 

사랑하는 신선여고 친구들 반갑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여러분의 꿈도 푸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내일 5일은 어린이 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입니다. 또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5월은 계절의 여왕인 동시에 사랑의 달이 되는 것입니다.

당장 닥쳐오는 어버이날에 대해 여러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학년은 수학여행 관계로 어버이날 이벤트를 할 수 없으니 내일 어린이날에 실천할 수밖에 없겠네요.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만 선생님들의 말씀을 따라 질서를 잘 지켜 편안하고 안전한 그리고 즐거운 수학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에게 어버이날에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직접 물어 보면 대부분의 학생은 부모님께 효도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효도냐고 물으면 용돈을 모아 간단한 선물을 사 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물음의 난이도를 높여 왜 효도해야 되느냐고 물으면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기 때문에 효도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이 모두가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진정한 효도는 이를 넘어서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그 세세한 이유를 다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우선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 우리는 스스로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님도 우리를 선택해서 낳지는 않았습니다.

<예언자>란 책을 내어 세계적인 작가가 된 레바논 출신 칼릴 지브란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예언자>란 그의 저서에서

우리는 부모의 의지가 우리를 낳은 것이 아니라 단지 현재의 부모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왔을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부모 또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을 지니고 태어난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것입니다. 이 운명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단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인정해야 될 것을 수용하지 못할 때, 우리는 삶에 있어서 줏대가 되는 정체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왜 부유한 부모 밑에, 머리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았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으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이 모든 생각을 종합하면 우리가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은 효도의 차원을 넘어 인생의 가치관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 문호 톨스토이는 지나간 사람과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지금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계신 분은 바로 부모님이 됩니다. 다시 말해 인생의 참다운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우리 가장 가까이 계시는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나에게 꼭 그만한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장 가까이 계시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이 보람으로 이어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이냐고 물으면 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상대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지배욕까지도 사랑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 사랑론 가운데 하나인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개념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는 진정한 사랑이 갖추어야 할 4가지 요소를 상대에 대한 이해와 염려와 존중과 책임이라고 말합니다.

사랑할 상대를 내 기준에 맞추어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하고, 내 소유물이 아닌 고귀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안녕을 항상 걱정하고 염려해야 하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생각에 따르면 부모님께서 우리를 사랑함에는 이해와 존중이 약간 부족하지만 염려와 책임은 지나칠 정도입니다. 반면 우리가 부모를 사랑함에 있어서는 존중은 어느 정도 갖추었지만 이해도 염려도 책임도 부족한 사랑임을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 비하면 자식이 부모를 사랑함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어린왕자에서 왕자는 사막에서 만난 지혜로운 여우를 통해 사막에 핀 아름다운 수천송이의 장미보다 자신이 두고 온 소혹성의 투정부리고 교만한 한 송이의 보잘 것 없는 장미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와 관계를 맺은 그 장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며칠 후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기리라는 어버이날이 다가옵니다. 어버이날을 일부러 정해 놓은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어버이에 대한 사랑이 미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교본으로 삼았던 효경(孝經)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머리털하나 피부 한 조각도 상하지 않게 함이 효의 시작이요, 사회에 진출하여 훌륭한 일을 하여 이름을 드날려 부모를 흡족하게 함이 효도의 마침이니라.” 라는 말씀은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사랑의 달 5월을 맞아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 드리는 것인지 우리 각자가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평범한 고민이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5. 5. 4

신선여자고등학교장 허남술

이전글 왜 학생중심 수업인가? / 울산매일 2015.5.14
다음글 학생부 종합전형을 위한 학생부 기재요령